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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고문] <경북매일신문 2023.09.24>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 줄세우기 정치의 한계"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3-09-25 09:54:42
  • 조회수 30

()한국정치평론학회 회원의 칼럼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70199


더불어민주당이 쪼개지기 직전이다. 국회 의석 분포를 보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이 통과되기 어려운 구도다.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민주당이 168명(56.4%). 무소속 9명 가운데 7명도 사실상 민주당이다. 그러니 통과된 뒤 서로 ‘네 탓’으로 폭발 직전이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을 믿고 굽힘 없이 정진하겠다”라고 말했다. 사퇴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더 개혁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민주적인 민주당이 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하겠다”라고도 했다. 친명(친이재명)계가 말해온 대로 옥중 공천까지 하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더 개혁적…’이란 자신을 더 잘 따르는 후보들을 공천하겠다는 의지다.

의원총회가 난장판이 됐다.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가 사퇴했다.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쫓아냈다. 이참에 친명계가 독주하겠다는 계산이다. ‘배신자’를 색출한다고 열을 올린다. 의원들 모두 실명으로 이 대표 영장 기각 탄원서를 내라고 한다. 국회에서 가결해놓고, 그 소속인 의원들에게 반대 탄원서를 내라니 이런 희극이 없다. 공산 전체주의에서나 보던 인민재판식 양심 고문이다. 위태위태하다.

‘개딸’(개혁의 딸을 줄인 말로 극렬 이재명 지지자들)들이 부결 투표를 공언하지 않은 의원, 부결 여부를 묻는 문자에 답하지 않은 의원,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에 참여한 의원들을 ‘배신자’라고 공격한다. 그러자 어기구 의원은 부결 투표 인증사진을 공개했다. 비밀투표에 어긋나는 어이없는 행동이다. 고민정 의원도 웃는 사진으로 공격받자 부결 표를 던졌다고 해명했다. 의정활동이 인민재판을 받고 있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아온 건 이재명 대표다. 자신의 짐을 민주당에 떠안기고,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특히 이 대표의 신뢰가 무너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그는 지난 6월 19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표결 하루 전 불체포특권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당당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던 약속을 석 달 만에 뒤집었다.

검찰이 체포한다고 끝이 아니다. 법원에서 구속적부심을 거쳐야 한다. 최종적인 유무죄는 법원에서 가린다. 그런데도 부결을 호소한 데서 이 대표의 두려움이 느껴진다. 법원도 검찰과 판단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겁을 먹은 행동이다.

이날 부결 호소로 ‘방탄 국회’, ‘방탄 단식’이 아니라는 그의 말도 신뢰를 잃었다. 결백하다는 그의 주장을 믿던 사람들마저 흔들린다. 국회 표결이 필요없는 비회기 중에 영장을 청구하라고 요구해온 그의 의도를 의심스럽게 만들었다. 그동안 그의 혐의와 관련한 모든 언행에 부정적인 색칠을 해버렸다.

신뢰는 한꺼번에 무너진다. 회기, 비회기라는 잔수, 단식을 해가며까지 구속을 피하려는 안간힘…, 큰 정치 지도자의 의연함보다 잡초 같은 생존력만 보여줬다. 이 대표는 단식을 시작하며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한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식의 이유로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 일본 핵 오염수 방류, 국정 쇄신과 개각 등을 꼽았다. 그렇지만 체포동의안 통과 뒤 그런 요구는 모두 잊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마저 방탄의 핑계로 희화화했다.

반란표가 나온 더 큰 원인은 공천 협박이다. 원외 친명 인사인 강위원 더민주 전국혁신회의 사무총장은 투표 이틀 전 “이번에 가결 표 던지는 의원들은 끝까지 추적, 색출해서 당원들이 그들의 정치적 생명을 끊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의 말이 아니라도 친명계의 독주를 통해 이런 압박은 계속돼왔다. 이날협박 발언이 내부 갈등에 기름을 부었다. 내년 총선 공천이 친명계 일색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하게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집권당의 분열로 가능했다.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처리도 결국은 민주당의 분열이 만들어냈다. 그런데도 여야 모두 강경 노선으로만 달린다. 장악력을 높이려고 욕심을 부린다. 하지만 선거의 승패는 몇십표, 심지어 한두 표로 갈린다. 선거 때마다 후회하면서도 같은 잘못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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