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정치평론학회 언론보도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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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제 권위 있는 연구가 채진원 “尹계파 총선 이후 생겨날 것”

‘윤핵관 전대 개입 논란’ 친윤후보 떠오른 與전대 ‘비판적 분석’

“민주당식 내로남불에 반발한 보수층… 법치의 정의 이룬 尹정부 탄생시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대표 경쟁 구도가 1강 3중으로 재편되면서 결선투표 개최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론 조사상 선두인 김기현 당대표 후보에게 경쟁 주자들이 ‘울산KTX 역세권 시세차익 의혹’을 중심으로 협공을 벌이며 난타전의 정국이 그려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네거티브 선전전’과 ‘윤핵관 몰아주기’ ‘체육관 선거’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의회정치제도’를 연구하고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의 목소리를 내 온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를 직접 만나 전당대회 당권구도와 보수진영의 정치지형 및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채 교수가 지난해 2월 발간한 저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정당’에 따르면 제왕적 대통령제란 권력 분립의 원리가 작동해야 하는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 1인에게 권력이 집중돼, 의회나 다른 기관의 견제가 현저히 약화하고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가지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이 같은 한국 사회에서 정권별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타파’는 정치 공약이자 과제였으며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제왕적 대통령제’로 회귀하는 듯한 ‘친윤 주자 몰아주기’식 전당대회 구도가 그려지고 있는 것에 대해 채 교수는 한국 정치 지형과 유권자의 성향을 언급했다. 당정일치를 통한 1인 리더쉽 지배체제를 지지층들이 원하기 때문에 권력분립이 어려운 구조적 문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 일답

전대 초반에 친윤계 후보가 비윤계 후보를 찍어내면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논란이 불거졌다.

전당 대회라는 것은 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으로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데, 이번 전대는 친윤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었다. ‘대통령실과 얼마나 거리가 가까운가’를 기준으로 유세를 하다보니, 윤석열 대통령이 평소 강조했던 ‘공정’과 ‘상식’의 기조에도 맞지 않고 결과적으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함정에 빠지게 된 것으로 비친다. 친윤주자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많이 나오는 것은 결국 윤 대통령의 사당화를 촉진하고 있다. 건전한 모습은 아니다. 유권자들을 중심으로 한 공당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 같은 모습이 계속되면 ‘당무개입’ ‘공천개입’ 논란이 지속할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극복되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대통령제는 3권분립에 따라 견제와 감시의 과정을 통해서 움직일 때가 정석인데, 한국에서는 과거 3김시대 때처럼, 집권당의 당 총재와 대통령이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사당 정치가 가속하는 게 ‘3김식의 사당정치’이다. 즉 형식은 대통령제인데, 운영은 내각제 방식으로서, 대통령은 국정운영이 편하지만 3권 분리의 원칙은 견제가 어려워진다. 결국 제왕적 통치방식이 이루어지고 공당의 사당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권력분립이 어려워진다. 이 가운데에서 발생하는 게 대통령의 친위부대이다.

이의 경우 당정분리의 원칙이 무너지고, 결국 대통령의 입김이 통하는 당권파가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하게 될 것이다. 친윤 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밖에서는 비칠 수 있다. 비윤계가 친윤계와 척진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친윤계와 비윤계가 함께 하면서 당정분리를 시도해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전 대통령은 당정분리를 포기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문 정부는 문민정부 이후 역대 정부 중 현역 의원 입각 비율 가장 높았는데 37%(2021년 기준)가 현역의원에 달했다. 사실상 내각제를 시행한 것으로 삼권분립이 완전히 무너졌고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상실된 것이다. 삼권 분립과 견제와 균형이 무너져버린 게 문재인 정부 때였다.

-정치권 내의 강성 팬덤이 제왕적 대통령제를 만들어 낸다는 비판 여론이 있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합리적 비판과 견제가 아니라 팬클럽처럼 특정 정치인을 연예인 좋아하듯이 좋아하는 당원들이 양당에 대거 들어오며 강성 팬덤 지층의 핵심을 이루게 됐다. 100% 당원제가 위험한 이유가 이들이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줄 경우 민심과 당심이 일치하지 않을 수가 있다.

미국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등을 통해서 일반 여론을 포함하는 이유가 이러한 강성 팬덤에 물타기를 하는 기능이 있어서다. 우리나라도 책임당원과 당권주자가 있고 이들이 일치되면 일반 국민의 민의를 반영 못 하는 함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민심을 주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열린 방식의 전당대회와 공천 시스템을 가동시켜야 한다. 이것은 민주당의 ‘개딸팬덤’도 마찬가지로 당심과 민심이 괴리될 경우 1인 지도체제의 사당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단점이 발현될 수 있다.

-윤석열 리더십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출범 이후 검찰 대통령이라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자수성가형 리더십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사법적 정의이고 정치학적으로 ‘응보적 정의관’이다. 말 그대로 받은 만큼 그대로 돌려주는 정의이다. 반면에 회복적 정의라는 말이 있다. 성서에 나오는 리더십으로 용서와 화해를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법치는 응보적 정의에 기반을 둔다.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으로 ‘응보적 정의’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리더십 하에서 윤 대통령은 차기 총선을 통해서 당 내에 자기 계파를 만들려 할 것이다. 역대 정부가 다 해왔다. 제왕적 대통령의 핵심은 공천권이다. 그래서 윤핵관과 친윤계 중심의 당권 구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는 ‘좌파 척결’을 중심으로 권력을 집중해 행사하고 있는 윤 대통령에, 좌경화된 한국 사회에 대해 불만을 가져왔던 보수 지지자들이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보수유권자가 제왕적 통치권력을 지지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은데.

민주당에서는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하며 ‘우리가 선이고 당신들은 악’이라는 선과 악의 구분이 명쾌하고 이같은 것이 북한 혹은 국내 보수층 등에 대한 이중 잣대에서 정치적으로 해석됐을 것이다. 이에 대한 반동 효과로 나타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층이 보수 유권자 내부에 생겨났다.

무엇보다 문재인정부 초기에 적폐 청산하겠다며 검찰 권력을 휘두르던 민주당계가 정권후반에 검찰개혁을 운운하며 윤 대통령을 몰아내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적 박탈)을 완성하자, 보수 유권자들은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사회에 대해서 큰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정치 지형에서 윤 대통령이 나타나 내로남불한 검수완박을 되돌려오며 검수완박 시즌2를 대비하려 하니, 당연히 당원과 지지층의 힘이 쏠리는 것이다. 이 같은 여론을 아는 윤 대통령은 출범 이후 좌파식의 적폐 청산을 하고 있다. 반동 효과로서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몰리고 있으며, 당 대표 또한 친윤계 주자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