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정치평론학회 회원의 칼럼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위원장 엄재식)는 원전이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감독하는 기관인데 언제부턴가 원전 운영 자체를 못 하게 하는 존재로 변질된 느낌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어리석은 정책 중 하나인 탈원전에 눈치 보고 발맞추느라 법령에 규정된 존재 이유에서 한참 벗어나 버렸다. 원안위는 더 나아가 이 정부의 탈원전 계획표에서 살리기로 결정됐던 신한울 1호기 원전마저 6개월째 시동을 가로막고 있다. 원안위는 사람들의 눈이 시퍼렇게 지켜보는 가운데 조직적인 직권남용 범죄를 저지른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1호기는 이미 15개월 전 건설 공정률 99%를 달성했다. 신한울 3, 4호기는 탈원전 정책에 희생됐지만 완공 상태인 신한울 1호기까지 물거품이 될 위기를 맞이하리라고 상상도 못 했다.
원안위, 탈원전 계획표에도 없는 원전까지 멈추려나
원안위가 신한울 1호기의 운영허가를 내주지 않는 이유도 황당하다. 보도들에 따르면 일부 원안위원들이 “항공기가 9·11 테러 때와 같이 신한울 1호기를 들이받으면 원전이 파괴되는 것 아니냐” “항공기만 생각하는데 미사일은요? 북한의 장사정포가 내려와 원자력발전소를 까면 어떻게 하나”라는 반대론을 폈다고 한다. 보통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유치하고 비상식적인 주장들이 가장 과학기술적인 사실과 판단이 제시되어야 할 원안위 회의장에서 횡행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원안위는 심사 대상 원전이 설계 기준을 충족하고 있느냐를 판단해서 결정하면 되는데 일부 위원은 아예 설계 기준 자체를 문제 삼고 있다”고 혀를 찼다. 항공기나 미사일에 의한 원전 공격 및 테러는 국방, 치안의 영역이지 원전 설계나 시공의 문제가 아니다.
원안위의 황당한 주장에 대해 원전 관계자들은 미국 에너지부의 계산법에 따라 “항공기가 신한울 1호기에 떨어질 확률이 1000만 년에 1회 수준이기에 설계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 극단적 형식 논리, 억지와 궤변의 세계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우문우답의 시대를 끝낼 때가 되었다. 원안위에는 8명의 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원자핵공학 전공자이고 1990년대 상업 원자로의 국산화를 성공시켜 한국형 원전 개발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이병령 위원이라는 분이 있다. 이병령 원안위원은 묻지마 탈원전 정책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정파를 뛰어넘어 고군분투했다. 원안위원들은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병령 박사의 지혜를 배우기 바란다. 이병령 원안위원은 2019년 “한국형 원전은 만에 하나 사고가 나더라도 사람이 다치지 않고 환경오염이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형 원전, 후쿠시마는 없다》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했다.
이병령 박사 “한국형, 미사일에 견디고 수소 폭발도 없어”
그는 책에서 “(한국형 원전의) 격납용기는 세상에 있는 어떤 미사일이나 항공기에도 견딘다. 방사능이 일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격납용기를 왕창 튼튼하게 만들었다(20~21쪽)” “(한국형 원전이 채택하고 있는) 가압수형 원전에서 수소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46쪽)”고 과학적으로 치밀하게 논증했다. 신한울 1호기는 이병령 원안위원이 개발한 한국형 원전이 업데이트된 것이다. 미사일, 항공기, 수소 폭발이 애초부터 문제가 되지 않는 안전한 가압수형 원전이다. 원안위는 무의미한 비현실적 논쟁을 그쳐야 한다. 직권남용적인 무한정 가동중지 상태를 종료하라. 원안위는 이병령 원안위원이 저술한 책을 믿고 조속히 신한울 1호기의 운영을 허가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