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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고문] <경북매일신문 2024.02.05>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결정장애인가, 노회한 전략인가"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4-02-05 09:10:36
  • 조회수 16

(사)한국정치평론학회 회원의 칼럼 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https://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83414


총선이 65일 앞으로 다가왔다. 두 달 남짓이다. 그런데 선거법도 선거구도 준비가 안 돼 있다. 어디로 갈지 아직 모른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저울질만 하기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는 “국회는 국회의원 지역구를 선거일 전 1년까지 확정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해놨다. 당연히 그 틀인 선거제도도 그 전에 마무리되어야 한다. 다 이유가 있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이해관계가 분명해진다. 반발도 크다.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 그러니 이해관계가 첨예하지 않을 때 규칙을 정리해놓으라는 뜻이다.


더구나 이번에는 개정 이유가 분명하다. 2020년 총선은 사기극이었다. 이유야 어떻건 법에서 정한 규칙의 취지를 거꾸로 뒤집었다. ‘준연동형’은 국민이 준 표의 비율에 가깝게 국회 의석을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원이 많으면 비례대표는 적게 주고, 반대의 경우 비례대표를 더 주는 제도다. 그런데 민주당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내세워 작은 정당들이 가져갈 의석까지 싹쓸이했다.


21대 국회가 출범하자마자 고쳤어야 했다. 연동형이 살아나도록 위성정당을 막든지, 아니면 연동형을 포기해야 했다. 그런데 임기가 끝나도록 방치했다. 무엇이 유리한지 계산기만 두드렸다. 국민의힘은 병립형을 고수했다. 병립형(竝立形)이라는 뜻은 지역구와 비례대표가 따로 간다는 말이다. 지역구에서 의석을 얼마를 얻었건 비례대표를 결정하는 데는 영향이 없다. 정당투표에서 얻은 비율만큼 비례 의석을 배분한다. 연동형(連動型)은 각 정당이 얻은 득표율에서 지역구 의석만큼 빼고 비례 의석을 나누는 방식이다.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이 많으면 비례 의석을 적게 받고, 득표율보다 지역구 의석이 적으면 비례 의석을 더 받는다.


21대 총선에서 서울지역을 예로 들어 보자. 민주당 지역구 후보가 얻은 표는 53.63%,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는 42.08%였다. 득표율대로라면 각각 26석과 21석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41석(83.7%)과 8석(16.3%)을 얻었다. 민주당은 15석을 더 가져갔고, 국민의힘은 13석이나 손해를 본 셈이다.


서울의 비례 의석을 20석이라고 가정하면 전체의석은 49석. 득표 비율대로라면 민주당은 37석, 국민의힘은 29석이다. 연동형으로 비례 의석을 나누면 민주당은 이미 41석을 얻었으니 한 석도 못 받고, 국민의힘은 20석을 모두 가져간다. 결과는 41대 28이 된다.


문제는 위성정당이다. 위성정당 때문에 이런 의도가 빗나갔다. 국민이 투표한 결과에 가까운 순서대로 나열하면 이렇게 된다.


연동형>준연동형>병립형>위성정당을 못 막는 연동형.


그러니 준연동형을 도입한 명분이 오히려 후퇴했다. 병립형보다 못하다. 위 순서에서 뒤로 갈수록 거대 양당이 가져갈 의석이 많아진다. 개정 방향은 분명하다. 위성정당을 막는 조항을 추가해 연동형의 취지를 살리거나, 병립형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병립형을 고수한다. 군소정당에 의석을 나눠주면 결국 정의당 같은 민주당의 우당(友黨)만 생긴다는 생각이다. 이준석 신당도 반갑지 않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위성정당을 막아 준연동형을 살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욕심이 생겼다.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고 말했다. 병립형으로 돌아가거나 위성정당이 가능한 현행법을 방치하는 것이다.


사실 위성정당을 금지해도 비례 의석을 받을 민주당 우당(友黨)이 많다. 야권비례연합정당 제안도 있다. 군소정당과 비례연합을 하면 수도권 선거 등에서 공조해 진보 표를 결집할 수도 있다. 비례에서 양보하는 이상으로 지역구에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보수진영과는 다르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고민한다. 대선만 생각한다. 이낙연당이나 지난 대선에서 당락을 바꾸는 표를 잠식한 정의당에 의석이 가는 게 싫은 모양이다.


선거법은 합의 처리가 불문율이다. 패스트트랙에 태울 시간도 없다. 국민의힘이 병립형을 고수하는 한 법 개정이 어렵다. 이 대표가 책임지고 결단해야 한다. 결정 장애인지, 못 이긴 척 더 많은 의석을 노리는 욕심인지 알 수가 없다.


김진국 △1959년 11월 30일 경남 밀양 출생 △서울대학교 정치학 학사 △현)경북매일신문 고문 △중앙일보 대기자, 중앙일보 논설주간, 제15대 관훈클럽정신영기금 이사장,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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