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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고문] <경북매일신문 2023.08.28>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 쪼잔해 보이면 큰 정치 못한다"
  • 글쓴이 관리자
  • 작성일 2023-08-29 09:22:02
  • 조회수 43

()한국정치평론학회 회원의 칼럼기사를 발췌한 것입니다.



오늘(28일)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취임 1주년이다. 1년 전 그는 대선 패배 5개월 만에 77.77%를 얻어 당 대표에 취임했다. 그러나 지난 1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다. 그 사이 민주당의 지지율은 고전하고 있다. 이 대표의 ‘리스크’가 그대로 민주당에 부담을 주고 있다.

대선에 패배하자마자 대표로 복귀한 건 이례적이다. 경쟁자들은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갑옷’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 대표가 아니었다면 수사의 진척이 더 빨랐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절대 방패’는 아니었다. 이 대표는 검찰 조사를 네 번 받았다. 곧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도 소환될 예정이다. 구속 영장 청구가 임박했다. 내년 4월 총선이라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에서도 논란이다.

검찰이 정치의 주체가 되면 안 된다. 그렇다고 정치가 사법의 치외법권이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에는 부패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국민의 불만도, 걱정도 거기 있다. 분명한 증거만 있다면 정치 부패는 엄단해야 한다는 게 다수 국민의 희망이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의 대응은 적절하지 않다. 정치지도자다운 당당함보다 법의 허점을 파고들어 어떻게든 처벌을 피하려는 안간힘 같은 인상을 준다. 어떤 탤런트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라고 말했다. 국민의 믿음을 먹고, 희망을 대변하는 지도자라면 쪼잔한 행보는 피해야 한다.

검찰이 30일 소환한다고 하자 이 대표는 (이번 주에는)“일정상 도저히 제가 시간을 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일(24일) 오전에 바로 조사받으러 가겠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거부해 24일 출석은 무산됐다. 또 8월 31일까지 소집해놓은 임시국회 회기를 ‘25일까지’로 단축했다. 비회기 중 영장을 청구하라는 것이다.

검찰도 소환하려면 준비해야 한다. “내일 오전 가겠다”라는 통고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사해보라는 뜻이다. 이 대표 조사에 반영해야 할 이화영 전경기도 부지사의 재판이 이 대표 지지자들의 방해로 지체되고 있다. 이 대표는‘불체포 특권’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회기 중에 구속하려면 본회의에서 투표해야 한다. 민주당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면 민주당 의원들에게 찬성하라고 말하면 된다.

당당하면 소환 날짜가 무슨 상관인가.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에서 조사받겠다고 신경전을 펼치는 것은 쪼잔해 보인다. 불체포 특권을 던지기로 했으면 부를 때 나가면 된다. 한 사람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피하려고 국회의 회기를 줄이고, 날짜로 씨름하는 것 역시 좀스럽다.

이 대표는 변호사다. 재판에서 유불리를 따지는 게 체질일 수 있다. 그럴수록 국민 눈에는 혐의가 짙어진다. 국민이 궁금한 것은 범죄 혐의의 사실 여부다. 대장동 개발에서 1000억 원이 넘는 이익을 삼킨 민간 업자들로부터 특혜의 대가가 없었나. 백현동 특혜의 대가는 없었나. 쌍방울의 대북 송금을 이용해 방북하려 한 것은 아닌가.

이런 의혹들에 정면으로 답변해달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증거를 대라’, ‘불법으로 취득한 증거는 효력이 없다’라며 ‘법비’(法匪)나 쓰는 법 기술로는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다. 무죄 가능성이 1%만 있어도 일반 국민은 보호받는다. 일반 국민은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으면 무죄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는 다르다.

검찰이 어떻게 하든, 국민이 무죄라고 믿어야 한다. 더구나 출석 시기나 국회투표의 유불리를 따지는 건 국민을 답답하게 만든다. 가장 좋은 방어는 ‘진실’이다.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이화영 전 부지사가 모두 쌍방울 대납을 인정했다. 김 전 회장이 조폭 출신이라고 공격한다고 뒤집을 수 없다. 더구나 경기도 법인카드로 음식을 사 먹고, 생활용품을 사들인 것을 모른다는 말로 넘어갈 수는 없다. 공무원을 머슴이나 하녀처럼 부리고도 모른다고 해서는 믿음을 주기 어렵다. 해외여행, 골프를 함께 한 부하직원을 모른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 설령 그렇게 재판은 넘길 수 있어도, 국민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겠나. 공직자의 가장 큰 악덕은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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